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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내 마읍속의 삼청동 "중앙 SUNDAY " 2011-07-03 2011/0920/1616 1,189
   http://sunday.joins.com/article/view.asp?aid=22280  /  (117)

내 마음속의 삼청동

K P 시토울라 네팔관광청 한국사무소장 | 제225호 | 20110703 입력 <IFRAME height=0 marginHeight=0 src="http://sunday.joins.com/article/findReporterIDnew.asp?reporter=/Article/@reporter" frameBorder=0 width=0 marginWidth=0 scrolling=no> </IFRAME>
11년 전부터 여행사를 운영하던 나에게 2002년부터 네팔관광청 한국사무소장이란 자리가 주어졌다. 관광청 해외지사를 꾸릴 여력이 없는 네팔 정부를 대신해 한국인들에게 네팔을 알리는 임무를 받은 것이다. “어떻게 하면 네팔을 잘 보여줄 수 있을까?” 큰 일을 맡아 고민이 컸다. 관광전도 몇 번 열고 각종 축제에도 참여했다. ‘하이서울 페스티벌’, 연등 축제 등 여러 행사는 좋은 기회였다. 한국·네팔 간 교류를 위해 노력한 덕에 2009년 네팔인으론 처음 서울 명예시민도 됐다. 자부심을 갖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네팔을 보여주는 것만 아니라 경험하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음식이었다. 관광·여행·문화와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것이 음식이니 말이다. 네팔을 가는 한국인 관광객은 연 1만5000명에 육박한다.

문화와 요리가 어우러져 네팔의 향기를 제대로 느끼게 해주자. 마음을 먹고 터를 찾아 나섰다. 동네의 개성과 네팔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곳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후보는 세 곳으로 좁혀졌다. 대학로, 홍익대, 삼청동. 모두 매력적인 동네다. 답사를 시작했다. 대학로는 예전에 비해 뚜렷한 색깔이 사라진 것 같고, 홍대는 젊고 새롭지만 한국적인 매력은 없고…. 결론은 삼청동이었다. 전통이 살아있고 젊음이 살아있어서다. 정통 네팔·인도 레스토랑 ‘옴(Om)’이 삼청동에 문을 연 이유다.

어쩌면 진작부터 삼청동은 내 마음에 있었던 것 같다. 1995년으로 거슬러 간다. 25년 넘게 네팔에서 의료봉사를 하면서 한국에 네팔 문화를 알려온 정신과 전문의 이근후 박사님이 계신 곳이기 때문이다. 박사님을 만나려고 오가던 시절의 삼청동은 지금보다 훨씬 허름했다. 아마 여러 가지 제한이 있어서 집을 새로 짓거나 고칠 수 없었던 것 같다. 오래된 집 사이를 거니는 사람은 동네 주민이나 한가로운 고양이·강아지가 전부였다. 하지만 나는 초라함이 아니라 소박하고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다. 도심의 높은 빌딩 사이에서 보기 힘든 정취에 매혹됐던 것이다.

그러던 삼청동도 바뀌기 시작했다. 거리가 정돈되며 깔끔해지기 시작했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작고 예쁜 카페나 가게가 많아졌다. 나이가 많든 적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동네로 모습을 잡아나갔다. 최근엔 인도(人道)를 넓히는 공사가 마무리됐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변화를 보면서 ‘너무 복잡해졌다, 예전 같지 않다’고 불만을 말한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삼청동 같은 곳이 서울에 또 있을까 생각한다. 바로 옆에 있는 북촌 한옥마을의 전통에 톡톡 튀는 젊음이 생기를 불어넣는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경복궁, 민속박물관, 청와대를 들른 다음 서울의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삼청동 분위기를 만끽한다.

한 가지 아쉬움은 있다. 종종 광화문에서 삼청동까지 20분 남짓 산책하듯 걸어서 출퇴근하는데, 하루가 다르게 풍경이 달라지는 걸 느낀다. 낮고 아담한 한옥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이다. 그 자리엔 네모반듯한 양옥 스타일의 건물이 2층, 3층으로 올라선다. 대부분 신경을 많이 써서 예쁘게 지은 건물들이다. 오래되고 불편한 한옥을 고치거나 허물고 새로 지을 필요가 있다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새 건물이라도 한옥 스타일로 지으면 안 될까. 삼청동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동네가 되려면 자기만의 모습과 색깔을 지키는 것이 중요할 텐데.

15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삼청동은 참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이름이 주는 정겹고 아름다운 이미지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삼청동이 이미지로만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영원히, 기와지붕의 아름다움이 살아 있는 삼청동을 보고 싶다.




K P 시토울라 소장 92년 한국에 와 의상 디자인을 공부했다. 2000년 여행사 업무를 시작했고, 2002년 네팔관광청 서울사무소장 업무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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